이기재 양천구청 "목동 재건축 임대 갈등, 그린웨이로 풀었다"

입력 2024-04-02 18:58   수정 2024-04-03 00:45

“개방형 공공녹지로 양천구민들의 ‘20년 숙원’을 풀게 돼 기쁩니다.” 지난 1일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20년 넘게 멈춰 있던 목동신시가지 1~3단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천구 목동 아파트단지는 1980년대 조성된 서울의 대표 낙후 재건축 단지다. 특히 1~3단지는 과거 용적률이 낮은 2종 주거지역으로 분류돼 그동안 재건축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컸다. 서울시는 2019년 3종으로 상향하는 대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20%를 공공기여(기부채납)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이 방식을 거부했다. 지금껏 재건축이 제자리걸음을 한 이유다.

2022년 취임한 이 구청장은 도시공학·토목공학 전문가다. 그는 제3의 길을 제안해 문제를 해결했다. 국회대로에서 안양천까지 이어지는 길을 녹지공간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내주는 녹지 ‘그린웨이’를 조성해 공공임대를 대체하겠다는 아이디어다. 이런 내용의 지구단위계획안은 지난달 27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20년 숙원 사업의 매듭이 풀린 순간이다.

서울 녹지축 보강
그린웨이는 총 1.3㎞ 길이(국회대로 공원 포함 5.3㎞)로 목동 4단지 인근에서 단절된 국회대로 상부 공원을 안양천과 연결한다. 서울 시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주민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구청장은 “개방형 공공녹지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한국의 도시계획에서 ‘족보(전통)’가 없는 것”이라며 “학자들에게도 낯선 내용이었고, 기존 법률·규정으로 판단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가 추구하는 정원도시, 녹지공간이 충분한 서울이라는 목표에 부응하고 주민들도 양보할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하는 부분에 특히 신경 썼다. 그는 “2019년 민간임대 20% 조건으로 종상향하는 안도 주민 동의가 있었지만, 일부 대표자의 동의에 그쳐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이번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1~3단지 전체 주민의 50% 이상 동의서를 확보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도 물러설 안이 없고 서울시가 던질 만한 다른 카드도 없었다”며 “안양천 열병합발전소 지하화 계획까지 연동해 정교한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양천구 일대 인프라 확충
그린웨이 통과는 고무적이지만, 문제가 해결됐다기보다는 새로운 문제의 시작에 가깝다. 양천구 일대 인프라를 완전히 새 틀에서 짜야 하기 때문이다.

양천구는 현재 총 63개 구역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7일 목동아파트 11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목동아파트 14개 단지 모두 재개발 사업을 예고한 상태다. 가장 먼저 안전진단을 통과한 6단지는 2월 8월 서울시 신속기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며 최고 49층, 2120가구 규모의 디자인 특화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계획대로 도시가 정비되면 목동 일대는 현재 2만6000여 가구에서 최대 5만3000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로 바뀐다. 이 구청장은 “공공시설을 정비하고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현재 있는 관내 지하철역 6개만으로는 향후 늘어날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인구가 유입되기 전에 시설을 짓는 게 이상적”이라고 했다.

그가 목동선과 강북횡단선, 대장~홍대선, 2호선 지선 연장 등 네 개 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지하철 2호선 ‘신정 지선’의 종점을 현재 까치산역에서 김포로 연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지난달 김포시와 체결했다. 노선을 2.4㎞ 연장하고 지하철역이 없는 신월동에 ‘신월사거리역’을 신설할 계획이다.

최해련/이상은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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